한사랑 140

갈릴리로 가자

에덴동산 자취 가득한 푸른 갈릴리 둘째 아담 머물러 생명의 말씀 파도치는 마을로 가자 가서 함께 말씀의 파도가 되고 병자와 죽은 자 살아나는 창조주 눈물방울 얼룩진 곳 가자 가서 긍휼의 파도가 되어 함께 눈물 흘리자 맹물 같은 인생 포도주 된 기적의 마을에 우리 붉고 붉어 보혈 같은 포도주 되고 기쁨의 생수가 되어 그 땅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자 갖은 허물 묻지 않고 바람결에 맴도는 나를 사랑하느냐는 음성 참 용서와 사랑의 숨결 마시려 돌아가자 갈릴리 그 바다로 허무와 어둠 깊은 곳에 영광의 빛 비추고 나를 따르라 명하시던 그 날 우리 그 하늘로 돌아가자

한사랑 2023.01.12

간절곶에 해가 뜰 대

어제와 오늘을 갈라놓은 칼 앞에 서서 어제의 희망을 다 버리고 새날이 되었다 선언합니다 밤과 낮을 가르는 전능자의 찬란한 빛 앞에서 어둠은 지나가고 새 하늘 새 땅 새날이 되었다고 소리칩니다 푸르고 잔잔한 바다 건너 찾아온 이 아침의 소망과 평화가 그대 가슴에 출렁이는 파도가 되는 기도 편지를 붉은 가슴 우체통에 띄우고 동서를 정한 영원한 깃발 앞에서 길 잃지 않겠다고 임과 함께 손잡고 내 영혼 다짐합니다

한사랑 2023.01.12

가을

태풍 비바람 참아내고 야무지게 익어 가는 당신의 가을은 아름답습니다 산천에 눈 덮여도 우리의 입맞춤은 잘 익은 가을의 열매와 추억으로 우리의 겨울은 더 행복할 거예요 나의 기도 속에 낙엽은 더욱 붉고 계곡의 물소리는 청아하여 영혼의 깊은 창문이 열립니다 봄의 찬란한 노래와 여름의 뜨거움을 품은 가을은 알알이 높은 하늘의 뜻을 담아 다시 오리라는 부활을 꿈꾸며 오지요 나는 당신의 가을이 좋아요 사랑하는 이여 고난과 슬픔의 바다를 건너 이 가을로 오시지요

한사랑 2023.01.12

가을 편지

바람에 개봉된 갈색 편지 이사 간 집 마당처럼 겨울 문턱에 켜켜이 쌓여있다 거역할 수 없는 이별에 떨리는 입술은 핏빛으로 계절 가득 퍼져가고 우리는 눈물의 언덕에 서서 못다 한 사랑과 아픔의 말을 멀어져가는 하늘에 남겨야 하는가 누군가 떠나보낸 그대에게 나는 금보다 무거운 한 마디 적어 빈 마음 어루만져 주고 싶다 가난한 영혼 싸매 줄 한 시절 내내 가슴 튼실하게 물들인 햇볕 같은 위로의 숨결로 아! 내 청춘의 푸른 잎 말리어 쓴 붉은 잎 편지는 나목의 외로움으로 서 있는 그대에게 “당신의 빛났던 날들 그립습니다” 라고 쓴다

한사랑 2023.01.12

길을 걷다/서문섭

오늘도 걷고 있노라 날개 없는 두 발의 숙명으로, 안개 덮인 길을 걸을 때는 휘저으며 걸어가고 비바람 치는 날은 산기슭에 기대어 걸으며 태양이 웃는 날엔 춤추면서 걸어가나 걱정 근심 쌓인 길 짓밟고 가노라 우리 님 만나볼 생각에 외나무다리 무서움증 바람같이 지나 갔었네라 높은 산 높은 동리 구릉 구름 같이 넘었고 꿈꾸는 듯 걸어가노라 목마름 허기짐 다하면 꽃다발 트롬본 없어도 님의 품에 안기리니 뒤돌아보며 말하리라 내 안에 숨어있는 그대와 진실하게 걸었다 하리라 기도하며 걸어갔다 하리라 매양 순례의 길 걷었다 하리 저녁노을이 바다 덮는 황금빛 물결 밀어 들면 잠시 쉬었다 미적미적 걸었다 하리 10월

한사랑 2022.10.08

내가

주님 발 앞에 엎드립니다 깊은 통곡눈물로 주께서 그리하시듯 천사의 금 대접은 언제나 나에게 내려오지만 나의 뜨거운 심장 담지 못하여 보좌 앞 고요의 재단은 열리지 않습니다 영광으로 가득한 기쁨의 나라 거룩 노래하는 천사들 사이로 나는 이제 더 가까이 가려 합니다 그때 주께서 잠잠하라 명하신 고요가 일어나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주님의 뜻 한없는 자비노래 부르겠습니다 계 5; 7~14

한사랑 2022.04.22

그대 잊음으로

그대 잊음으로 내 마음 평안 있게 하라 그대 잊음으로 내 영혼 안식 잊게 하라 왜 우는냐 물으면 옛날 먼 옛날 세상 길 잠시 동행했던 친구였다 하라 어찌 잊지 못하느냐 물으면 나에게 그 마음 두고 갔다 하라 그래도 잊으라 다그치면 그가 내 마음 가져갔다 하라 언제 잊겠느냐 물으면 내 영혼 육신떠나 그대 곁에 가면 그때 잊겠노라 하라 그대 내 곁에 있으면 그때 있겠노라 하리라

한사랑 2022.03.31

섬진강의 봄

그리운 사람 다시 만나는 뜨거운 가슴 안타까운 탄식 소리에 첫눈처럼 날리어 길섶에 뒹굴고 더러는 허공 맴돌다 강물에 앉는다 하동 구례 품은 메마른 세월 붉게 적신 구름 설레임에 길 잃고 봄볕 비스듬히 일몰에 젖으면 등불 켜든 벚나무 아래 추억이 돌아와 소곤거린다 지리산 자궁에서 샘솟는 봄은 하늘로 피어오르고 푸른 산 꽃 그림자에 빠진 섬진강 긴 다리 뻗고 혼절해 누웠다 내 가슴 차가운 얼음 녹은 지 오랜데 너와 나의 봄은 언제 오는가 화사한 벚꽃 향기 아래 재첩 왕 굴 해 설피 웃고 있는 깊어가는 섬진강의 봄 4월

한사랑 2022.03.31

사랑 때문에

가슴에 피눈물 나게 한 그 귀신 잘 산다더라 좁은 길 걸어온 김 집사네 아직도 전셋집 사는데 돈 떼먹고 도망간 그녀 잘 산다더라 강도 사기 치고 감옥 갔다 온 그 남자 잘 산다더라 평생 욕만 하던 욕쟁이 할미도 건강하다더라 가정 버리고 야반도주한 그 사람 잘 산다더라 교회 잘 다니다 윤리 도덕 다 부수고 믿음 신앙 깨버린 세상 물에 취해 하나님 멀리한 그 성도 잘 산다더라 실수보다 인간 존엄성 너무 커 죄보다 영혼 가치 너무 귀하여 부어주신 사랑 하늘과 바다를 덮어 하나님 형상 닮게 지은 그 사람 아직도 땅에서 그들은 오래오래 잘 산다더라

한사랑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