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60

죽은 양심

마지 못해 긴급체포 눈치 보고 몸 사리고 증거 인멸 시간 다 준 후에 정의도 진실도 양심도 없는 타락할 대로 타락한 국가의 양심 성난 국민 한 사람이 포크레인을 몰고 돌진했다 죽은 양심을 깨우기 위한 대침이다 죽은 양심이 살아나길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 가해자를 피해자로 만드는 놈들은 다 옷 벗어야 한다 결코 그들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포도청 앞에서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억울한 사람들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다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따름이다 시위

제비와 참새 2022.08.17

자살---ㅇ

일등 할 게 따로지 OECD 중 한국이 일등이래 외모 지상주의 못생겨서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못생겨서 먼저 갑니다 잘생긴 너희끼리 잘살아보세요 학업 부담 공부가 밥 먹여주나 씨벌 쉐이들아 대가리 존놈끼리 잘 해봐라 먼저간다 경제적 압박 빚지고는 못산다 돈 있으면 대우받고 돈 없으면 씨~ 부자 쉐이들 니들끼리 잘 살아봐라 니기미 먼저간다 연애 실패 ^^같은 놈아 그동안 즐거웠다 안 죽어 봤지만 자살하는 입장 대충 그렇다 인생 별거 있나 더불어 같이 행복하게 살다가 갈 때 가더라도 스스로 제발 끊지 마라 지옥이 안 무섭나 먼저 가지 마 스톱 스톱해 무시로

제비와 참새 2022.08.17

딸꾹질

무엇을 몰래 훔쳐먹으면 딸꾹질이 나온다던데 오늘 이따끔씩 딸꾹질이 나와 힘들다 무엇을 잘못 먹었을까 양심 속인일은 없을까 회개할 일이 없는지, ​ 그래! 맞아 나라도 똑바로 살아야지 똑바로 살아라 딸꾹 죄짓지 마라 딸꾹 믿음생활 잘해라 딸꾹 딸꾹 딸꾹 딸꾹 거짓말 하지마라 딸꾹 편법 하지 마라 딸꾹 시인아 시 좀 잘 써라 딸꾹 딸꾹 딸꾹 딸꾹..... ​ 이제 ~뚝! 무시로

제비와 참새 2022.08.17

겨울 추억

미나리꽝 논둑길 아래로 살얼음이 깔리는 저녁 휘영청 달빛 비추는 샛강을 따라가다 보니 외줄기길 끝에 선 빈 오두막집 한 채 서있다 서리 맞은 국화꽃이 집안에서 홀로 질 적 글썽글썽 별빛들이 돋아나고 억새들 손 흔드는 인적 드문 간이역에선 누군가가 떠나는 밤마다 잠 못 들던 기적소리를 듣는다 얼어붙던 샛강이 쩡 쩡 쩡 이슥토록 울고 있다 1월

제비와 참새 2022.08.17

비야 내려라---ㅇ

희미한 첫사랑 보일 듯 말듯 안개비야 빗물이냐 눈물이냐 는개비야 서문섭 색소포니스트가 슬픈 곡조로 비와 당신을 연주하는 듯한 보슬비야 ​ 모내기하던 무논 자리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에 지독하게 오기싫어 올랑가 말랑가 석 달 가뭄에도 망설이던 가뭄비야 ​ 일 년 농사 흉년 든 가실 끝내고 추녀끝에 쭈그려 앉은 큰 머슴 세경 달라던 구슬비야 ​ 그치라고 호통친다 그치더냐 장마비야 이산저산 꽃다진다 휘몰아치던 싸리비야 ​ 이쁜사람 있어라고 잡고 늘어진 이슬비야 미운사람 등떠밀어 가라던 가랑비야 비 새는 골방에 숨어 훌쩍훌쩍 울던비야 ​ 임 떠난 빈방에 울먹울먹 그치던 비야 매매 들던 아이 뚝 그치던 호랑비야 봄볕 양지에 앉아 이 잡던 홀아비야 간장독 된장독 뚜껑 닫거라 소낙비야 처갓집에 닭잡듯이 몰아치던 마구비..

제비와 참새 2022.08.17

사랑은 기관차처럼

하얀 진눈깨비 흩날리며 독립의 말채찍을 던지던 먼 만주 벌판을 가로질러 사랑이여 기관차처럼 달려오소서 다시는 오래 기다리지 않으리 경계의 눈초리번뜩이는 살벌한 이념의 국경을넘어 무장 해제된 초원 철새들의 낙원 비무장지대를 지나 평행의 레일 위에 무쇠발 기적을 울리며 그대 향하여 소리치는 울음 내 간절한 절규가 더 이상 서러움이 아니기를 외로움이 아니기를 쓸쓸함이 아니기를 사랑이여 아픔이 아니기를 2월

제비와 참새 2022.07.18

꽃 멀미를 하다---ㅇ

벙어리 털장갑 속까지 침묵하는 계절, 꽃돼지처럼 마음이 꿀꿀한 날 유리 온실의 속성에 웃자란 겨울 정원을 찾아 향기로운 꽃집엘 갑니다 아직은 필 때가 아니라며 비닐 콘돔을 둘러쓰고 생각만으로 버텨야 하는 마법에 걸린 꽃들....... 다발의 시간을 리본에 묶다 말고 변절한 애인처럼 시들한 그녀, 엎드린 주름치마에 숨겨진 꽃의 성감대가 손풍금처럼 활짝 펴진다. 내가 진한 농을 걸 때마다 끊어진 퓨즈를 이어 놓은 듯 연분홍빛 불이 켜진 표정에 말나리 꽃술 같이 끈적거리는 체액 내 웃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 잠귀 밝은 꽃들이 엣취! 알레르기 돋아 가려운 오후, 축축해진 오아시스 위에 초록 슬립을 걸치고 비슷이 누운 그녀의 간지러운 겨드랑이처럼 가지 친 꽃들이 상생의 체위를 잡으면 아~~진한 꽃의 암내 구토처럼..

제비와 참새 20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