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골길을 찾아가본다 모으고 보냄이 손짓하는 계절 들녘은 어김없이 황금빛으로 너울거리고 기다랗게 높아진 하늘 밑 붉은 별 천일홍 꽃님 앞에선 아쉬운 이별을 싱그러운 향기로 찾는다 참새가 허수아비 팔에 안기고 들판에 잠자리 메뚜기가 나를 살갑게 반겨주듯 가을은 세상을 풍성히도 자아낸다 잘남도 아니고 못남도 아니랴 산과 들 그리고 바다에서 아! 욕심만 없다면 모든 풍요 간직할 수 있으련만 가을은, 아무런 준비 없이 찾아가도 잘 부풀린 햇솜처럼 그렇게 그렇게도 넉넉함과의 동행이려니 풋과일 베어 물고 지나보리라 농부이마의 주름사이로 땀방울이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