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73

그리움 2

꿈속에서나 그려볼 얼굴, ​ 스치는 바람만 들어봐도 듣고 싶어지는 목소리 ​ 내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대가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모습이 아닐까 ​ 내가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건 오로지 그대 입술에서 피어나는 사랑 속삭임이 아닐까 ​ 비록 짧은 시간이었다만 얼마나 아름다웠던 만남이었든가 그대와 함께 걸었던 길을 오늘은 나 홀로 걸으며 보고픈 침묵 가슴에다 담는다 ​ 슬픔과 고통이 앗아간 행복 이제 무엇으로 채워야할지 뒤웅바처럼 텅 빈 마음에 떨어지는 눈물로 가득 채워본다 ​

수양버드나무 1

뿌리가 드러나도록 물보라에 휩쓸린 모래밭 휘 뻗어진 잔뿌리가 강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이일을 어이할꼬 건너려고 마음 굳게 잡으려 하나 건널 수 없는 백수광부 그러나 붙잡을 수 없었던 애달픔 버들눈썹 유미라 하고 가지라 하여 유요라 할까 물보라와 함께 내 님은 오늘도 어김 없이 강가에서 출렁인다

인생길

나이가 들고 싶지 않아도 세월 흐르니 하는 수 없고 늙고 싶은 마음 없어도 몸뚱어리 쇠하더 보면 그 또한 어쩔 수 없구나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만 하는 언젠가는 끝이 되는 길 자연의 이치라 여겨본다면 그 이치 한탄하는 것은 어쩜, 우리의 욕심이 아닐 런지 세상에 자진해 온 것 아무 것도 없고 누가 불러 온 것 역시 무억엔들 없다 내려놓아야 하고 비워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외려, 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게 더 슬픈 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