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73

귀뚜라미 울다

뉘 저 소리 막지 못하는가비벼대는 저 떨판들을수록 더 매운 소리증오 같다가하소연 같다가고백인가 싶다가찌르는 칼끝으로쏟아지는 피의 절규 같은,,, 어떤 고백이 이처럼 아플까어떤 사랑이 이토록 치열할까몸 숨긴 사랑갈 때까지 가는말 없는 날개소리 뉘 저 소리 막지 못하는가비벼대는 저 떨판들을수록 더 매운 소리증오 같다가하소연 같다가고백인가 싶다가찌르는 칼끝으로쏟아지는 피의 절규 같은,,, 어떤 고백이 이처럼 아플까어떤 사랑이 이토록 치열할까몸 숨긴 사랑갈 데까지 가는말 없는 날갯소리

2020 제 5집 2024.09.20

낙엽

높아진 하늘이 야속해소리내듯 울음으로 굴러갑니다 바람이 때리는 죽비를 맞고생의 경계를 넘은 속살까지 나를 붙들고 울고 갑니다예기치 못한 폭우에 찢긴 마음심장에 새겨놓은 바람의 *탁본拓本을 들고부끄럽지 않게 가려 합니다 가을이 얼마나 외로운지 몰랐던푸르른 날이 채색되어내 마음속 수채화 한 폭이 걸립니다낙엽이 구르며 바스락거리는 것은아프다고 우는 소리참았던 울음 은유로 고백하는 중이랍니다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대롱거리는 설움기약 없이 에돌아 부는 바람에내가 쓸쓸히 떠도는 낙엽 됩니다 *종이에 그대로 박아내다

2020 제 5집 2024.09.20

별 꽃

고향 땅 밤하늘에흐드러지게 피던 꽃미리내 길 따라 반짝이며 멈추던 때 적돛 없이 떠가는조각배 비추던 것이시골 마을 고향 밤을아름답게 수 놓았었지밤하늘 별꽃화원으로 빛나고나의 별 너의 별평상에 등 깔고 누어밤벌레 울음 따라 하나 둘 헤이었어어릴 적 고향에는사계절이 무론하나비라도 퍼붓는 날이면천둥 번개 너무 무섭다며구름 뒤에 숨어버렸지

2020 제 5집 2024.09.20

소나기 바람

햇빛이 맥 빠진 것처럼 엷어내려앉은 구름이 미심쩍더라니찌푸린 잿빛 속으로해가 모습을 감추고간신히 구름 뚫은 햇빛이비비적거리듯둔하게 들판을 비춰준다바람이 흙먼지 일으키고진록의 나무들 바람에 이리저리미친 것처럼 나부댄다숲의 나뭇잎들희끄무레한 잎을 뒤집어 보이며방향 잡지 못한 바람에 시달린다한줄기 소나기가 뿌릴 모양이다

2020 제 5집 2024.09.20

이슬방울

날 매달고 있는 풀잎이평행 무너뜨리기 위해 떨고 있다 투명의 몸열매처럼 붙어있고 싶은알곡이 되고 싶은지익은 열매로 햇볕을 반기게 해 달란다 은근히 풀잎 향해 눈치 하는데여치 한 마리 폴짝방아깨비도 덩달아 비웃는다 풀잎 잡을 힘 없지,지탱할 떨켜 없지,더 기다릴 시간 없지? 어차피 떨어지기 전마르기 싫으면더 이상 연연하지 마란다

2020 제 5집 2024.09.20

메모 5

일 년 중 중요한 날 알아야 할 날들을 구름에다 띄운 건지 유리창에 달았다 날았는지 적어놓지 않으면 잊기가 십상 컴에 남기어도 어디에 두었는지 찾기 어렵고 손바닥에 얼른 써놓아도 일상에 지워져 알 수가 없으니 때때론 살아 있다는 것도 깜박 다만 괴로움과 슬픔은 어디에 적어두지 않아도 눈을 뜨거나 감고 있어도 힘들어 어디에고 찾아와 성을 가신다 오늘은 새해 달력에다 중요한 날과 알아야할 날들을 빠짐 없이 메모해 본다

2020 제 5집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