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墨香) 56

고기 굽기 5

벌겋게 피는 숯불 위에석쇠를 가지런히 깔고이놈저놈 한 자리의 수다살코기 터지는 소리 겻들이면일그러진 일상은 금방 생각할 여유가 없다적당히 달군 서 말 찌 가마솥 뚜껑 위에오리 기름 차르르 발라양파 오이 고명 넉넉히 넣어 상추쌈에 막장 바르고청양고추 숭숭 썰어 올리면까짓것 술이 없다 한들 어쩌랴따라 주는 사이다 한 잔으로도우리의 미래를 축원하면 되는 것을...

묵향(墨香) 2019.11.12

낙엽 5

버찌나무아래 단풍수펑이테두리 말뚝 꽂은 살피길도움의 돌 건물 블록위에서세삼아름다운 황엽을 본다한 밭 체로 털어진 것들이새벽이슬 머금고 있어아직 살아있는 듯한생기가 있어보인다잠시 후면 저것들휘 휘 하늘하늘하르르할 것을나뭇가지 떨켜 붙들고떨어지지 않으려는 이파리가조금만 더 조금만 더풍전등화 위태로움이다잠시 후 저것들도휘 휘 하늘하늘또 하르르 하리순결하고 고운 빛나도 언젠가는 저처럼 일까살아있으려는 안타까움안달하는 모습들바동대며 살아가는지금 내 모습은 아닌지

묵향(墨香) 201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