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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우리 어릴 때 적오줌이 마려우면달빛 고요한 한밤중에 일어나토방 및 마당에 서서 그냥,,, 나서 하늘 위 초롱초롱 빛나던별빛은 보았든가별 하나 별 둘 헤이며눈망울에 담아본다면멀고도 아득한 그리움이초롱초롱 빛났었지 추운 겨울밤문풍지 떨리는 황소바람에화들짝 놀라 잠이 깨었을 때부모 곁에 곤히 잠든형제의 따뜻한 정을 보았든가 옷 솔기 꼭 잡고쏠쏠한 재미 맛보는 듯세월 멀어진 길제를 벗어나별빛 같은 고운 정이 묻어난정겨움이 가슴을 스쳐 지난다

2020 제 5집 2024.09.25

그 자리에서

바람 부는 날그대 그리워 찾은 강둑임이 오는 소리 들리지 않고단지但只 반겨주는 건하얀 갈대 부딪는 소리여라부르면 다가올 것 같은그대 아름다운 이름이하늘에 올라가 별이 된 임아!그려보는 지독한 사랑의 갈증오늘도 풀 냄새 가득한갈대 핀 강변 길을 걷습니다언제부터인가그대를 기다리는 불면의 밤은어지러운 상념 속에나를 밧줄로 묶었습니다달빛 아래 별빛은 산허리 감고기다림이란 불은 활활 타 올랐습니다가슴 속 하얗게 핀 긴 그리움이바람 되어 흩어지는 모습강가 물안개 속 젖는하얀 갈대의 기다림입니다.

2020 제 5집 2024.09.25

커피를 마시며

거무튀튀한 향기에 알맞은 이름이 있다 아메리카노,그 내음의 중독을 아는가함께 있어도 고독한그 중독의 시간을 아는가비끼는 석양의 그림자 뒤로소멸하는 빛바랜 젊음을 아는가아스라이 멀어지는커피 향 같은 날들을 아는가허전함 채우려는 커피를 마시면심장 사이에 박힌 이름 하나목이 메인다 쉬었다가마시다가다시 이어지는 언어의 유희처럼말과 말 사이에말이 끝난 뒤에미처 다 하지 못한 말 다음에또 한 모금,아메리카노에 중독되고 싶은 밤나는 그립고 너는 없는이 쓸쓸함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이 고독함이지

2020 제 5집 2024.09.23

물 때

지시한 바 없는 시간인데누가 명령한 바도 없는데무거운 몸 이끌며부지런히 들었다가 나갔다가 한다 우리가 말하는 물 때는바지런히 죽고 사는원래의 약속 같은 세월부서지고 흩어져도오는 시간 잊지 않고떠나는 시간도 안다그토록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누가 오라 했는지아니면 가라 했는지쉴 새 없이 부딪는 저 무량의 생멸무섭게 달려들어 포말로 부스는 일사람 사는 모습도 저처럼인지 어울리지 않는 생을 살다가힘겹고 고달프다 했을까질긴 인연 사는 채몇 년인들 못 살까간만 차 큰 저 무인도에갈매기 날갯짓 넉넉하다

2020 제 5집 2024.09.23

가뭄비

피곤에 지친 몸한 몸 한 몸 다른 몸입니다함초롬히 내리기 원하나때에 따라선 비틀비틀구부러진 길도 마다하지 않습니다색깔을 드러내지 않아어디서든지 잘 어울립니다나타내지 않고 젖는 편이지요허락을 하든지 말든지아무 데나 스미지도 않습니다시간이 되면 오려니 착각은 마세요그대는 선택할 권한이 없으니까요나를 간절히 원할 땐어쩔 수 없이 내려 주기도 합니다길다란 몸 원하는 곳만찾아가기란 쉽진 않아요날리다 떠밀리다마침내는 가고는 맙니다그리고 그대의 귓가에청각을 일깨우곤 하지요애가 타도록 목말랐던 소식한 사나흘 퍼붓고 가겠습니다

2020 제 5집 2024.09.23

소매물도 좃바위

밀물과 썰물에일어섰다 앉았다 선상에서 흘러나오는 말은아니,저게 좃대바위라 한다갯바람 대신 된 마파람에파도가 하루에도 수없이물보라 곡선 만들며성 내듯 일어서는 곳이라며저게 어찌 좃대가 맞겠는가차라리 조 자字 밑에시옷이 아니라 지읒을 붙인 게 낫지 외안산을 품고신선처럼 앉아서기이한 형상의 연봉과바위들을 부르는 물짓흰 깃발 철석이며흰 꽃만 피워보지만그러나바칠 사랑 만날 길 없어돌아 앉아 울기도 한다네 포말꽃 왕창 피우는나는 무인도반 만 가져도 좋을 사랑갈매기는 알고 있을까

2020 제 5집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