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그대의 향기) 79

겨울 바다

바닷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한적하고 쓸쓸한 밤철썩거리는 파도와 포말은피곤에 지친 나를 위로나 하듯하얗게 밀려와 해변에 부서진다붉은 노을이 지는 석양 뒤로하며먼바다 등대 불빛과고깃배의 가물거리는 등불이어둠 알리는 모습들일 뿐낭만을 부르기엔 멀고 슬프다펑펑 눈이나 쏟아져 내리면마음구석 응어리가 풀릴까거칠게 포효하는 바다 향해엉엉 소리내어파도처럼 울어나 볼 걸 *푸른별*

한길 31호

게슴츠레 눈을 감는다아청빛 어둠 속이지러진 채 흔들거리는적수의 자장가 소리배 모서리 돌아애절하게 깨워대는 숨가쁜 절규노도처럼 밀려와 선체를 덮는다속울음 토해버린 불꽃덤불 속쇠잔해버린 헐거운 흐느낌은추억 속에 울다 깊이 잠들고소금기에 절여진비틀대는 탄식 소리마저생의 비릿한 냄새에 밀려가뭇하게 잊혀져만 가는데남태평양. 한길31호마린 주둥이에 새겨진깨알같은 글씨만이빛 바랜 모습으로 덧칠된 채무심하 듯그때를 말하고 있다 *푸른별*

기 도

주님!당신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가시는 길에 기쁨 되신다면단 한번 밟으신들이파리되어 소리 내겠소오직 기다림 하나로난추니* 날으는골짜기에서 꿈 꾸고빈들에서 소돔에서이파리 피워 붉히며바람결에 나부껴황야에 날리리니우리의 떨굼당신의 발자국에 뒹굴어바스라지는 노래가 되고향기가 되게 하소서주님당신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 *난추니 ; 새매의 수컷. ≒아골>

봄 날의 기도

봄날 한 가운데에서 나에게 향하신 뜻알게 하심을 감사 합니다어두운 추위 지나간삶의 흔적들어린 시절로 기억나게 하소서순수하게 꿈꾸었던 삶의 소망이저 봄날의 푸르름 보다보드란 속삭임 되게 하시어그늘진 곳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축축히 내리는 봄비에흠뻑 적셔지게 하소서고집을 붙잡고 앉아욕심으로 가득 채운 나의 자랑낙엽지는 계절의 이파리속으로흔적없이 사라지게 하시고오직 겸손한 마음만내 육신에 부어지게 하소서만물을 보면서 주 뜻 알게 하시고섭리와 진리 속에서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언약지킬 수 있도록 하소서오로지 그리스도의 향기되어영원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