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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세요/도종환 그 外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가게 하세요그리움이 오면오는 대로 두었다가기게 하세요아품도 오겟지요머물러 살겠지요살다간 가겠지요세월도 그렇게왔다가 갈 거에요가도록 그냥 두세요춘분밤중에 봄비가 다녀갔나 보다마당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잠결에도 비 오는 소리 못 들었는데굴뚝새만 한 작은 새가 앉았다 날아가자숨어있던 빗방울 몇 알이아래 가지 위로 톡톡톡 떨어진다삐쫑 빼쫑 혀를 내밀어 그걸 핥아먹고입술을 훔치는 모과나무 꽃송이가푸르게 반짝인다오늘은 묵은 빨래를 해야겠다약 냄새 밴 옷들도 벗어야겠다

빌려온 글 2024.06.15

理念

남을 깎아내리거나 폄훼貶毁하여상대相對를  헐뜯게 될 때면우선優先은 자기自己가 우월優越하는 듯최고最高인 줄로 착각錯覺하게 된다자기自己 눈에 들보 있는 줄도 모르고그런 生角이나 行動하는 自體가 스스로 그 사람에게열등감劣等感이 있다고 認定하는行動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나와 生角이 다르다고다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고나와 生角이 같다고다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생각의 差異가 다름은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境界線이 아닌나와 맞는 사람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

생명의 씨앗

묻어야할 때를 놓쳐버린봉투 속에 졸고 있는 씨앗들어둠 속에서 살아 남아 참 미안탄다발 없고 손도 없는 저것들이아직 바깥구경을 못했대 꿈 꾸는 듯딱딱한 생각에 사로잡혀가는 세월 알까만손 가지 않은 봉투 속에서얼마나 중얼중얼 했을까땅에 뿌려주지 않으면 저 속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쾌청하고 부드러운 햇살이 아까워흙을 파 골을 내기 시작했다방천 둑 같기도 하고무덤 같기도 한 그 자리에햇살이 먼저 뛰어 들었다 아닌데 그게 아닌데~임자 따로 있는 그곳에쏜살같이 점령하는 이것도함께 파묻어 주기로 한다 방생하듯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알쏭달쏭한 씨앗들알약 통에 들어있는 약처럼이름도 성도 함께 매장을 한다상추 배추 무 쑥갓.....

목화(木花 詩) 2024.05.31

대왕암에서

내게는 없는 길누군가 내 몸속에 길을 내며허공 거머쥔 채 떨고 있다출렁거려도 좋을존재만으로도 당당한 출렁다리실루엣처럼 부드러운 물안개느리디느린 걸음으로아슬아슬 즐기는 사람들은 누군가공중에 매달아 놓은 가얏고바람의 손이 튕기면줄은 안개처럼 부드럽게 속삭인다깨고 싶지 않은 꿈길가까스로 깨어나는 물의 표면물 휘감는 안개 자락 잡아당기자쭉 쭈~욱 늘어난다 함께 가자고칭얼칭얼 되감긴다어!어! 어디로, 어디까지,,,

산행 후기 2024.05.31

요게벳의 노래

작은 갈대 상자에물이 새지 않도록역청과 나무의 진으로 덧칠하네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살포시 입맞춤하고상자를 덮어 강에 띄우면서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네 너의 삶에 참 주인너의 참 부모이신 야훼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기노라너의 삶의 참 주인너를 이끄시는 주 야훼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리노라

어머니

가뭄에 말라버린 논바닥처럼주름진 선명한 얼굴미소인지 애잔한 설움인지얼룩덜룩 찍어 바른 화장 마냥굽이치던 고생의 흔적들저걸 어찌 함부로 읽을지깊게 파인 우물의 중심이다 휘휘 불어대던 설레발치는 소리모두 도려낸 가슴평생토록 태운 불씨 마냥그 마지막 끝을 알까 음 조율할 때 놓쳐버린 소리나눠 가진 핏줄 부르는 소리내 내도록 젖 물리고 싶은지민들레 홀씨 털어내는 순간처럼환 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