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51

불갑산에서(상사화 축제) 8월

1, 상사화 축제에서 이마에서 곰실거리는 벌레 기어가듯 한 땀방울이 여름 볕 때문일까 가을볕 션 한 바람영향에선가 하고 길을 따라 걷는데 어디서인지 모를 짙은 꽃향기가 은근슬쩍 나를 에두르고 있었다 향기 속으로 왔는지 모를 행복감이 스며든다 조금을 더 걸어보니 땅을 헤집고 올라온 꽃대위로 새 푸르고 당당한 여섯 가닥 담홍색 상사화가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가는 여름에 미련은 없었겠는가 여름이 내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었기에,,, 하지만 최소한의 애증은 남겨둬야 했었지! 상사초야 그래서 잘 가라 붉은 빛 보송한 자태로 일어나는 저 가닥들이 오질 않는가 너에 지지 않을 시샘 많아 내년에 인 들 또 너를 볼 수 있겠다만 바람은 너를 날리고 몸을 비벼대며 소곤거릴 것이 없어도 마음에 휘파람소리 남긴 채 내년을 ..

산행 후기 2019.12.01

부산 황령산에서- 9월

황령산에서- 부산광역시 진구 진시장 쪽으로 시간을 안고 달려가 본다 그 길을 갔다가 회차하여 또다시 왔던 길을 거슬러 오다보면 잘 조성된 도시정원 몇 군데를 만나보게 된다 지나가는 시선을 반기는 곳은 연산 교차로와 서면 교차로 그리고 조방 앞 범냇골 회차지점 또한 부전동 삼각지점 역이다 오르막길도 없고 걸어가기도 쉬울것 같은 평평한 길인데 이러한 교차로 주변들을 시청에서 인공 정원으로 조성해 놨다 이 정원들에는 모두가 다 후박나무 일색이다 특별히 부전동 삼각지점 어귀에 심어진 후박나무는 인도와 차도가 겸한 곳이므로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길가에는 호리호리한 쥐 밤나무들과 피라칸사스 등이 차도와 인도의 울타리에 심어져 있는데 옅은 바람결에도 살랑살랑 잎을 흔들어 댐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여..

산행 후기 2019.10.26

순천(정원 박람회)에서 6월---ㅇ

6월의 햇볕이 따갑게 도드라지는 요즈음 짙푸른 나무에는 가을이 되어 잎이 질 때부터 눈에 들어오던 겨울(눈目)까지의 모든 것들이 언제인가부터 몸을 한껏 풀어놓고는 이제 연록을 거슬러 진록으로 바뀜이 한창이다 거뭇한 작대기로 서 있던 나뭇가지에 어느 봄날 순백의 꽃잎이 펼쳐지고 나면 아니 벌써 이렇게 되었는가 싶어 기적이라며 깜짝깜짝 놀라던 봄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그렇게 만나는 봄의 새싹들은 금방금방 앞다툼을 하여 제법 어리고 여린 포대기로 꼬~옥 순한 잎을 감싸듯 봄 시샘의 볼록한 숨을 지켜보는 달갑지 못한 시간인지라 여름은 더 가까이에 다가설 것인가 여겨지는 마음이다 아니 이미 벌써 곁에 있음을 느끼고 있지 않는가 이 우직한 생물들이 제게 부여된 조건들로 하여금 꿋꿋이 자기들의 자존을 지키며 지난날을 ..

산행 후기 2019.10.26

부산 가독도에서 10월

산은 늘 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산 향기 맡으며 오솔길 따라 쭉 오르다 보면 길게 놓인 벤치를 보게된다 벤치에 앉아서 물들어가는 가을 낙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만남이 엮어지게 된다 무시무시한 산돼지가 불쑥? 바람과 덩달아 춤사위 하는 목림木林을 겁나게 쳐다본다 그나저나 뭐에 떨었든지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춥다 어찌 된 판인지 날씨가 제 주제를 모르는 것 같지 않은가 자연이란 게 그저 정해진 길을 표연히 지나가는 거라 늘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듯 살아왔는데 뭐가 그리 심사가 뒤틀렸는지 주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야릇한 마음이다 산속에는 우뚝우뚝 소나무가 이따금 씩 보이지만 잡목이 많아 황금빛 낙엽으로 쌓여가는 모습을 더 볼 수 있는 곳이다 하늘에서는 태양이 아낌없이 쏟아져 내..

산행 후기 2019.10.26

경북 포항 팔각산에서 9월

봄과 여름이 앉았다 떠난 자리, 초가을햇살이 소곤거리는 그 어떤 모습들 이었던가 보는 시야에 따라서 설핏 스치는 착시현상에 새들도 숨어버린 듯한 숲을 바라보기도 전 나도 모르게 가을 빛 마음으로 흠뻑 물들어가게 되었다 다름 아닌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도로 앞을 지나는데그 때 그 언제 쯤 어머니는 지지리 어렵던 옛날이야기를 꺼내시곤 했었지바로 시골의 옛날 우리 집 얘긴데장독 언저리에 아름답게 피어 있던 배롱나무 꽃모습물론 지금은 볼 수가 없음을 알고 있는 바퇴락한 공간에서 그 아무도 없는 그리움의 집은이미 폐가가 되어버렸다는 말 일 것이다 요즘에야 배롱나무라는 예쁜 우리말로 많이들 부르긴 한데예전에 어른들은 이 나무를 백일홍 (百日紅)이라고 불렀다한여름과 가을에 걸쳐 백일동안이나 꽃이 핀다하여 붙여진 이..

산행 후기 2019.10.25

응봉산에서 6월

응봉이란 산이다매가 살고 있는 산이라고나 할까허울 좋은 이름 내 걸고 발길을 유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요즘에사 매가 그리 흔한가 어디?그러듯 응봉산이라 한다면 지금이듯 옛날이듯그런 말은 이미 들은 바는 있는 바라 할 찌라도매를 보러 가던지 산을 보러 가던 지 산은 산일 수 밖에 없다일부 산악인들이 그들만의 코스로 남겨놓을 정도로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었지만몇 년 사이에 아쉬운 대로 꽤 유명해진 산이란다비록 정상의 높이는 해발 1,000m에 조금 모자란 산이지만산세가 오목조목해 걷는 맛이 제법이라니들머리에서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경사는별 가파르지 않아서 오르는 맛이 제법 좋다반면 정상을 오르다가 내려가는 계곡 쪽으로 향하는데거의 평평한 숲길로 이어져 가족들과 함께 산행을 와도부담 없이 즐길만한 산행 코스..

산행 후기 2019.10.23

후쿠오카를 가다 8월

며칠간의 짧은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다름 아닌 일본 후쿠오카인데, 실은 다녀왔다는 말을 해도 어디가 어딘지 지나놓고 보니 무엇이 먼저고 어디가 다음이었는지 그냥 보는 대로만 즐기며 왔을 뿐이었다. 디자이후 덴만궁을 시작으로 마메다마치 양조장도 둘러보았고 유후인에 있는 민예촌 거리도 거닐었었다. 어디 그뿐이랴! 길린코 호수 유노하나 온천으로 인한 유황 재배지, 가마도지옥 등을 차례로 체험도 했다. 도요노쿠니 호텔에서 그럴싸한 저녁이라 모두들 말들 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 나의 입맛에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그리고 또한 이튿날 아그라를 거쳐 자이푸르로 갔었다. 그런데 거기 또한 크로가와 온천이 있었는데 역시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했다. 흑천온천이래나 뭐래나,,, 다름이 아닌 크로가와 온천이다. 그곳에서 ..

산행 후기 2019.09.01

부산 윤산에서 (8월)

윤산에서 (8월) 매양,회사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으레 운동을 하기위해 하는 일이 있었는데질이듯 그저 습관처럼 등산화를 조여매는 일이었다그 옛날 다니던 회사 뒷산인즉슨 금정구 부곡동에 있는 자그마한 산인데 이르러서 윤산이라 부르며 일명 구월산이라고도 부르는 산이다 정상의 높이 해봐야 고작 318m에 이른정상인 해오름쉼터로 향하는 길이다 편리하도록 한다하여 만들어 놓았을까목재 데크가 설치돼 있어서 우선 산을 오르내리는 데는그다지 불편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산행 길의 주민들은 대부분 목재 데크를 이용하는 대신 푸석한 땅이지만 옆으로 난 비좁은 흙길을 택해 올라간다 걷는 효과는 뭐니 뭐니해도 흙을 밟아야 제격인데 데크가 조금은 편리할 줄 모르겠지만 이렇게 까지 예산을 들여 만들었는가 잘 이해..

산행 후기 2019.06.27

포항 운제산에서 (7월)

경북 포항 운제산에서 (7월) 물놀이하기 좋은 곳,시원한 물놀이하기 좋은 산과 계곡을 찾기로 하였다경북 포항에 있는 운제(雲梯) 계곡이 있는 운제산은 해발 482m로 상당히 높은 산이면서 골도 여간 깊지않은 산이다원효암과 자장암이 있는 산으로 계곡 사이에는 구름다리가 놓여 있으며 사람들은 이 구름다리를 건너야 길을 오를 수 있으므로 구름운(雲) 사다리제(梯)를 써서 운제산으로 불렀다는 설이 있고,또 한 신라 2대 남해왕비 운제부인의 성모단(聖謨壇)이 있는 곳이라 하여 운제산으로 불렀다는 말도 전해져 내려온 산이다운제부인의 성모단(聖謨壇)이 있는 폭포바위와 신라(26) 진평왕 때 창건이 된 오어사(吾魚寺)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오어사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고 약 20분정도 오르게 되면 자장암(慈藏庵) 이라는..

산행 후기 2019.06.27

경남 의령 자굴산에서 (7월)

자굴산에서 (7월) 가까이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고 했던가똑같은 산인데도 산자락 일부는 합천군이 차지하고 다른 쪽 대부분은 의령군에 포함된 자굴산은 해발 900m에서 겨우 3m 모자란 897.1m로 높은 산이다자굴 산을 찾아가는 길은 경남 의령 칠곡면의 내밀한 속살로 들어가는 길이며,홍의장군(곽재우)의 산실인 역사의 숨길이 살아있는 곳이라 하겠다 칠곡초교를 거쳐 외조리를 지나면 내조리 마을회관에 이른다 이를 기점으로 담배참, 절터, 금지샘을 통과하여 오늘의 산행지인 자굴산 정상에 오를 예정에 있다 자굴산을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멀리서 봐도 조망이 좋고 병풍에 둘러싸인 듯 한 지형에 따른 아름답고 좋은 산임을 산꾼들은 금방 알아차린다 산으로 들어서는 통나무 계단이 눈에 띈다 계단을 오르는 길에 안내 표..

산행 후기 2019.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