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紅梅 홍매紅梅 빙기옥골氷肌玉骨*눈부신 속살한기寒氣 밀치고나와얼굴을 내보이다깨끗함,영혼靈魂 한 자락차고도 고웁게가지柯枝에 피맺혔다홍접紅蝶은 날고프나시샘이 차다*매화의 곱고 깨끗함을 형용한 말 작가마을(카르페 디엠) 2019.11.09
가을여자 (낙엽) 4집 푸르른 녹색 천 칭칭 에두른 여자 추풍秋風 맞고서 옷깃을 푸네 도도하고 섹시한 여자 후끈후끈 떨리는 손으로 옷고름 풀어 헤치더니 마침내 치마끈마저 푸네 마지막 속옷 한 장 차마 벗지 못해 얼굴 붉히며 서네 전원의 가을 추녀秋女로 바뀌어 가는 나인裸人 활활 타는 가을빛 타고 있네 작가마을(카르페 디엠) 2019.11.09
추산秋山 추산秋山 가을 산이 온통 누렇다산을 타는 이도서로가 마주보며 반긴다단풍이 되어몸짓 하늘거린 추산은창변創變의 귀재鬼才다산에도 행복이 있다 작가마을(카르페 디엠) 2019.11.09
일어나 빛을 발하라 하늘로 치솟다가 양쪽 어깨 어디쯤 날개가 돋쳐버렸는가 곤두박질치면 물소리 좔좔 들리고 향냄새는 침샘을 사정없이 자극 한다 강한 바람에 지진이나 불꽃 튀어도 음성 없는 로뎀나무 밑에선 방황이 되고 힘들어서 세미한 소리 들을 수 없단다 이젠 날 부르지 마세요 소망 홀로 꿈꾸다 쓰러져 울게 하세요 한없이 울게 하세요 왕상; 19: 4~12 영성시(靈性詩) 2019.11.09
알바트로스 한 마리 새가 되리라 연작燕雀*보담은 신천옹信天翁*이 낫겠다오래 날아도 지치지않는알바트로스, 천리객창 삼키듯하늘높이 날아오르고바다멀리 누비며오래토록 날 수 있는한 마리 새가 되리라 외로운 새 일지언정날개와 꼬리 검게 펴고하얀 배 낭창낭창 미끄러지듯먼 곳까지 날 수 있는알바트로스가 되어 보리라. *연작=제비와 참새*신천옹=멀리, 높이, 오래 날 수 있는 현존하는 새 흔히, 바다를 나는 새, 외로운 새라고도 부른다 동물시(動物詩) 2019.11.09
수양버들 수양버드나무 2 호젓한 산책길에 무표정한 저것들 멈추어 있는 것 같으나 화들짝 내가 놀란 이유 푸르른 잎사귀가 금세 숲처럼 공간을 덮더니 줄기줄기 바람 살찌우다 주체할 수 없는 봄바람 향하느라 퇴적되고 한적한 곳에서 몸통 툭툭 박고 흙속에 묻혀 있다. 작가마을(물위를 걷다) 2019.11.06
상수리나무 2 툭! 떨어지는 소리가 불러온 침묵 햇빛 밝게 윤나는 단순해지는 날의 설레임 먹을 것 모자라던 시절엔 한두 그루만 있어도 구황救荒으로 고마움 있었다지 조선시대 어느 왕이었을까 수라에 올린 요리를 즐겨 자주 상수上水를 했고 상수는 상수리가 되었다니. 작가마을(물위를 걷다) 2019.11.06
벽오동나무 벽오동나무(9월말) 가을채비 하는모처럼의 친근한 모습치맛자락 잡는 아기의 손같이떨켜를 야무지게 붙들고기어코 남아있을 거라는황갈색 오동나무열매껍질눈매에 서글서글거린다 익숙하고 상서로워대나무 열매만 먹고벽오동에 둥지 트는 소리혼자 걷다가 들으면쓸쓸한 마음자락 안으로그 소리 떨어지는 것 같았으리 오롯한 사람의 꿈상상의 새 봉황벽오동 나무에서 등불 같은 꿈 말함이 아닌가. 작가마을(물위를 걷다) 2019.11.06
목련 먹이 향해 기어가는 실룩거리는 범의뱃살 동물 같은 생의의지가 눈꽃으로 빛난다 긴 동한冬寒 참아 서서 붓 깃처럼 솟아오르는 未忘의 서러움 같은 애이불비 소복을 휘 휘 감았다 옷고름 풀어놓고 사랑노래 부르고나면 왱왱거리는 저 날개 짓 지등(紙燈)켠 꽃잎에 떨잠은 떨어지고 아름다운 속살 보이기 시작한다 고적한 하늘가 저무는 일몰 타락의 올 한 올 한 올 작가마을(물위를 걷다) 2019.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