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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빛을 발하라

하늘로 치솟다가 양쪽 어깨 어디쯤 날개가 돋쳐버렸는가 곤두박질치면 물소리 좔좔 들리고 향냄새는 침샘을 사정없이 자극 한다 강한 바람에 지진이나 불꽃 튀어도 음성 없는 로뎀나무 밑에선 방황이 되고 힘들어서 세미한 소리 들을 수 없단다 이젠 날 부르지 마세요 소망 홀로 꿈꾸다 쓰러져 울게 하세요 한없이 울게 하세요 왕상; 19: 4~12

알바트로스

한 마리 새가 되리라 연작燕雀*보담은 신천옹信天翁*이 낫겠다오래 날아도 지치지않는알바트로스, 천리객창 삼키듯하늘높이 날아오르고바다멀리 누비며오래토록 날 수 있는한 마리 새가 되리라 외로운 새 일지언정날개와 꼬리 검게 펴고하얀 배 낭창낭창 미끄러지듯먼 곳까지 날 수 있는알바트로스가 되어 보리라. *연작=제비와 참새*신천옹=멀리, 높이, 오래 날 수 있는 현존하는 새 흔히, 바다를 나는 새, 외로운 새라고도 부른다

벽오동나무

벽오동나무(9월말) 가을채비 하는모처럼의 친근한 모습치맛자락 잡는 아기의 손같이떨켜를 야무지게 붙들고기어코 남아있을 거라는황갈색 오동나무열매껍질눈매에 서글서글거린다 익숙하고 상서로워대나무 열매만 먹고벽오동에 둥지 트는 소리혼자 걷다가 들으면쓸쓸한 마음자락 안으로그 소리 떨어지는 것 같았으리 오롯한 사람의 꿈상상의 새 봉황벽오동 나무에서 등불 같은 꿈 말함이 아닌가.

목련

먹이 향해 기어가는 실룩거리는 범의뱃살 동물 같은 생의의지가 눈꽃으로 빛난다 긴 동한冬寒 참아 서서 붓 깃처럼 솟아오르는 未忘의 서러움 같은 애이불비 소복을 휘 휘 감았다 옷고름 풀어놓고 사랑노래 부르고나면 왱왱거리는 저 날개 짓 지등(紙燈)켠 꽃잎에 떨잠은 떨어지고 아름다운 속살 보이기 시작한다 고적한 하늘가 저무는 일몰 타락의 올 한 올 한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