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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매운 칼바람이 나무를 와락 부등켜안고숨이 가쁘게 흔들어대며사납게 춤을 추어댄다허리가 휘도록악랄하게 불어대는 돌풍에가진 것 남김 없이 내어주며깡그리 춤 값으로 지불한다 억겁 세월 춥고 긴 시간다 비워낸 허전한 자리무엇으로 휘 감아줘야 할지애틋한 자식사랑 앞세우고봉긋한 양 가슴에 묻었으니지나는 바람소리도 이젠귓전을 파고도는 매미소리 들리고침침해가는 눈시울에 이슬도 없다하늘 향한 구순(九旬)의 세월장모님의 뒷모습이 자꾸달빛으로 야위어만 간다 *푸른별*

참게잡이

마음 설레도록웃비 내리고 황토물 일면참게들 온통 바다를 향하고물결 따른 거친 신음소리허우적이며 긴 밤 쓸어 담는다무너진 눈꺼풀 치껴 새우니엣따 이놈들 봐라훤칠한 덩치 큰 놈이사립짝 문발 앞에서갈 길 잃고 서성인다불쑥 잔등 움켜쥐면이끼냄새 입속에 퍼져가고숨 가쁜 잠행에 고요가 따른다체념해버린 잠의 모서리천연스레 꾸벅꾸벅 참게가 뻐금대며 야유를 한다 *푸른별*

눈 오는 날

펑펑 퍼부어 쌓인 눈이 사람이나 하는 일마저도모든 동작을 멈칫하게 한다멈춤은 휴식이라지만나는 버스 핸들을 돌려야 한다쌓인 눈은 달갑지 않다만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나니동심의 장난기가 되살아난다눈을 굴러 눈사람을 만들거나주먹덩이 눈 만들어 날리며벌겋게 얼어붙은 손 호호 불 듯나무썰매 타며 뛰놀던 시절이나를 이끌고 그곳으로 간다길이 미끄러워 힘들어도추억은 곁에서 떠날 줄 모르고버스는 여전히 벌벌 긴다 *푸른별*

겨울 바다

겨울이 찾아드는 스산한 바닷가 고즈넉한 듯 황량하고 쓸쓸한 듯 평온한 겨울바다 바다는 홀로 그곳에서 자유롭다 무리 잃고 외떨어진 늙은 물새가 양식 찾아 날아들고 한여름 이글거리던 햇빛은 아득한 심연 속으로 잠기었다 바다는 기억을 지우지만 또 한 사색을 깨운다 지치고 설운 마음이 못내 겨울 때 "파도야 어쪄란 말이냐" 애꿎은 바다 향해 속 시원히 원망도 해 본다 겨울에 찾아간 바다 아름답고 신비롭다 냄새도 한결 선명하다 쓸쓸함에 사무치고픈 겨울 잃어버렸던 가슴 헤집어 바다 한 조각 찾아서 스산한 겨울 바다는 나를 부르고 또 시인을 부른다 #글로벌제2집

섭섭 새 外 새벽에 아가에게

섭섭새/정 호 승 시인 올해도 섭섭하다 섭섭새야서산마루에 붉은 해는 지고사람마다 마음은 거지가 되어깊은 산 텅빈 강을 건너가는데올해도 섭섭하다 섭섭새야마지막 홀로 남은 시간을 위해너는 지금 어디로 사라지는가너는 지금 누구와 헤어지는가죽음에서 삶으로 갈 길은 먼데이별 뒤엔 병들지 말아야 한다지는 해거름 추운 바람 속에 서서일과 사랑과 꿈과 눈물 때문에겨울산 솔가리 밑에 앉아홀로 흘리던 눈물 때문에올해도 섭섭하다 섭섭새야 ***새벽에 아가에게*** (1)새벽에 아가에게ㅡ맑고 깨끗한 새벽 거기에다 천진난만한 아가를 넣었다. 아가야 햇살에 녹아 봄눈을 보면이 세상 어딘가에 사랑은 있는가 보다 아가야 봄 하늘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면이 세상 어딘가에 눈물은 있는가 보다 길가에 홀로 핀 애기똥풀 같은산길에 홀로..

시의 나라 2019.10.28

기도 外 눈썹처럼 가깝고

***기도/나 해 철광주 출생으로 현재 칫과 의사&&&^^^시가 안되는 새벽은기도를 한다땅과 무리를 위한 사랑그리운 자유와 화해오랜 이별의 끝에 대해서시가 안되면돌에 새기듯간절한 몇 구절을 가슴에 담고 침묵한다눈물겨운 것은쉽게 끝나지 않고창밖을 보면따뜻한 희망처럼햇빛은 들어 빛난다. ***눈썹처럼 가깝고*** 내 사랑하는 사람이 살았던 철로 가에는지금은 누가 살고 있을까건빵처럼 꼬막처럼 기울어진 대문으로낮게낮게 모여 사는천변응 돌아분뇨수거 수레도 몇 대 놓인 학교 뒤담길을 올라지붕이 야트막한 그 집엔 지금은어떤 사랑이 이루어지고 있을까무화과 한 그루와뚜껑 달린 우물의 마당을 전부 내보이고우리를 위한 콩깍지의 골방도 갖고 있던 그 집은.그러나 작고 낮은 만큼무등산이 눈썹처럼 가깝고푸르른 하늘은 더 크고사랑..

시의 나라 2019.10.28

북가시나무,썩은 여자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 外 썩는 여자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___최승호 시인 현재 춘천에서 초등학교 교사의 서정적 참여시로 쓴 시이다 $$$$$ 하늘에서 새 한 마리 깃들지 않는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를 무슨 무슨 主義의 엿장수들이 가위질한 지도 오래되었다 이제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엔 가지도 없고 잎도 없다 있는 것은 흠질투성이 몸통뿐. 허공은 나의 나라. 거기서는 더 해 입을 것도 의 무도 없으니 었다 생각하고 사라진 神木의 향기 맡으며 밤 을 보내고 깨어나면 다시 國都邊에 서 있는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 귀 있는 바람은 들었으리라 원치 않는 깃발과 플래카드놀이 내 앙상한 몸통에 매달려 나부끼는 소리, 그 뒤에 내 영혼이 소리죽여 울고 있는 소리를. 봄기운에 대장간의 낫이 시퍼린 생기를 띠고..

시의 나라 2019.10.28

혼혈 가수의 노래 기러기

혼혈 가수의 노래 外 기러기 혼혈 가수의 노래___---김 창 환 시인 우리 아버진 우리 어머닐 사랑하지 않았고우리 어머닌 우리 아버질 사랑하지 않았대요그래서 나는 원하지 않은 씨앗이었대요짚차가 흙먼지 일으키고 가는 신작로에서그 거리 모통이 약국 앞에 않아서나는 커서 운전수가 되어야지 생각했어요엄마의 친구들이 몰래 사 가는 약을 보면서엄마의 친구들이 던져 준 껌을 씹으면서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혼자였어요어느 날 우리 엄마 가마니 밑에서 잠자고 있었어요아직도 째지 않고 나의 피부처럼 캄캄한캄캄한 골목 외등 밑에서휘파람을 불고 있을 거여요그래서 나는 이렇게 그 노래 따라 부른답니다아버지의 나라는 어디? 흙먼지 속에서고개 숙이고 걸어가는 아버지는 누구? ***기러기*** 너희들 어디서 오는지 설운 사..

시의 나라 2019.10.28

새(鳥)

***새*** /김 지 하 시인 (1) 새ㅡ1970-1980년 독재시절을 감옥 안에서 표현한시 이다. 감옥살이 하던중 창살너머 보이는 하늘 구름 산맥, 날으는 새를 또 보며 지은 시 이다. 저 청청한 하늘저 흰구름 저 눈부심 산맥왜 날 울리나날으는 새여묶인 이 가슴 밤새워 물어뜯어도닿지 않는 밑바닥 마지막 살의 그리움이여피만이 흐르네더운 여름날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낮이면 낮 그여 한번은울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시뻘건 몸뚱어리 몸부림 함께함께 답새라아 끝없이 새하얀 사슬소리여 새여죽어 너 되는 날의 길고 아득함이여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 가는넋 속의 저 짧은여이어 가는 저 짧은 볕발을 스쳐내리고떠나가는 새 청청한 하늘 끝푸르른 저 산맥너머 떠나가는 새왜 날 울리나덧없는 가없는 저 눈부..

시의 나라 2019.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