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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린 사람

빈 마음 허공에 취해보니어느새 노을은 붉게 물들었고멀찌막이 몽기는 그대 모습에는눈시울이 뜨겁다바람처럼 구름처럼 허공에 날리는흩트려버린 그리움과채우지 못한 눈물이스치듯 비껴가며 새록새록 피는가내 곁에 남아 있는 아물지 않는 상처 땜에 마음 아프고 설타돌아와 주랴 달려와 주랴미련이 아련한 추억의 끝에 서서희미하게 남은 흔적들을가슴에 퍼 담는다마음의 문 열고 그대를 불러 보지만빈 마음 또 생각 끝에서 저물고궁색함이 가만가만 침묵을 떨어낸다창을 닫는다 조용히 *푸른별*

젖어 드는 사랑

쏟아지는 비에 젖어드는 새벽녘 마음 샛강에 홀로 서 있노라면미처 못 이룬 꿈 그리움으로 일고모락모락 사랑의 노래 물안개로 핀다.강기슭 기웃거려 상처를 씻어볼까야속했던 허상 눈물로만 삭이는데밀려오는 시린 삶이한없는 흔들림으로 다가와잠시 진저리치듯 가슴을 헤집는다쏟아지는 비는 내려야트막한 샛강이 되는가깊숙한 눈물로 흐르는가한 줄 금의 추억맑은 유리알 같이 떨어지는 빗방울로애틋한 상처 남아 내 마음에 젖어든다 *푸른별*

들꽃에게

이른 가을꾸미지 않는 모습이 이쁘다청색 실꾸러미로 수놓은푸른 잎의 옷처럼기품 움츠려 들지 않는 아름다움척박한 땅에 자리하고수많은 잡초 사이에서수줍어하는 듯 얼굴 밀어 올린너의 작은 모습은청순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하다이따금씩 슬쩍슬쩍 지나는 바람이너에게는 친구이긴 하다만의지할 것 없는구석지고 적막한 들판에서꿋꿋이 핀 가슴이 너무나 뜨겁기만 하다비록 잡초라지만 참으로 네가 부러울 뿐이다 *푸른별*

기일忌日

추적거리는 여름비가그대의 추억처럼 핏빛으로 내립니다황망히 피해가던 세월의 무게만큼이나급하게 짓누르는 설움떨어져 내리는 빛깔이 섧습니다아물지 않는 신음소리 가녀린 기운온 땅 구석구석에 눈물로 고여 듭니다그대 향한 그리움이세상 늪 향해 서럽도록 내 달릴 때허전한 세상은아련한 모습으로 파도를 이룹니다그립도록 아른거리는 눈망울한 송이 꽃망울 되어빨갛게 맺혀 있습니다. *푸른별*

당신에게

오랜 세월 기대를 저 버렸으나속절없이 나만 믿고 사는 그대에게사랑한다는 말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고락을 삼키는 무수한 세월 지나황혼의 들녘에 서서그날들의 사연들을 꽃으로 피워본다지만당신 앞에서는 잘난 체 할 수도 없습니다나만 바라보는 당신그대만 바라며 살지 않았는지가날픈 몸 흔들어주는 억새 같이청순하고 소박한 그대 앞에서계절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다가가따스하게 어루만져 보고 싶습니다 *푸른별*

이별 앞에서

그대 그림자 앞에 서러워하며 이 마음을 전한다 아름답게 피던 시절 따스함의 온기 어디에 가고 부질없는 세월 지나 떠밀린 이별 앞에서 잃어버린 허전함 가슴 속 슬픔으로 채우는구나 거짓된 욕망이 몸서리치듯 너의 그림자 앞은 모든 것 허사로 왔으니 함께 했던 지난 날들을 묵묵한 침묵 속에 잠재우리라 아름답게 피던 젊은 날 이제는 기억 속에 남기리니 잡풀 무성한 뒷동산 바람에 나부끼는 풀잎 고난의 눈물 가리운 채 영롱한 아침이슬 머금어 그곳에서 쉬게 하리라 세월 흐르고 또 흐른 뒤에 그제서야 나도 그대 생각 잊을 수 있으리 *푸른별*

아둘람 동굴

여기는 아둘람 동굴 떨어지는 물소리 파장이 되어 귓전에 퍼지고 두려움에 밀려드는 숨소리 고막을 울리는 수많은 사울 병사들의 말발굽 소리 그의 이빨은 창과 화살이며 혓바닥은 날카로운 칼이다 주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주의 날개아래 나를 숨기소서해害하려그물 치고 웅덩이 팠으니 구하건대 인자와 진리를 내가 보리이다 날카로운 칼날앞에 창과 화살중에 내 마음 정하였으니 주여, 이 땅에 새벽을 깨우소서. *도서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