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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매 화

홍 매 화(紅梅花) 태양처럼 불그스레하다 보기만 해도 따스하다 잔설은 끝도 갓도 없이 우리 곁에 남았는데 보일듯 잡힐듯 그늘지고 냉골 진 고샅길에서 는적거려 빛으로 타오르는 빛 추위의 벽에 질식 된 모습 잠시 멈칫거리고 있었을 뿐인데 다소곳한 홍 매화의 봄이 한 겨울에 이미 피어 있다 더불어 나누듯 치열하게 매달리며 불꽃 애끓도록 그려진 슬픔 차디찬 땅위에 저 홀로 탄다 *푸른별*

매 화

매 화 봄이 터진다 섬진강변에 매화가 터진다 바다 타고 육지에 오른 바람이 지리산 높은 봉우리 부딪쳐 잠시 숨 고르더니 잠자던 매화나무사이 오가며 자분 자분 온기를 푼다 은근하면서 수줍은 봄볕이 좋고 봄바람 신선하여 매화는 이날에야 다소곳하다 예쁘고 착한 꽃들 시샘하여 아양 떨어댈 때면 간들간들 우리의 입짓도 까륵 까르르 요란을 떤다 *푸른별*

어머니

어스름한 저녁 무렵눈가에 작은 이슬이 맺혀말없는 고요가 고개를 떨군다가슴의 흐느낌에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고 밖에서 그냥 울어야만 했다해마다 거르지 않던신록의 봄 이였다만올해의 저 봄은앙상하기 이를 데 없구나이 방 저 방 문턱이 닳고정짓문 여닫는 소리에삶 나르던 소리로치마가 휘파람을 불었는데어두운 골방을 나와삭막한 거실 볼볼 기다가누런 소파 밑에 걸려버린저 모습 애달프구나시냇물처럼 낭랑하던 목소리였는데 언제나 가시렵니까저 망각의 숲으로 *푸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