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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필 무렵

파릇한 봄바람 기대어살랑 웃는 너의 자태부끄럼 많은 처녀속살보다 희어카메라앵글 줌으로 애무하면겉만 살짝 보여준 채말미잘 속살 감추듯 감추니그래서 사군자의 으뜸이라 했는가나긋나긋 풍겨나는맑고 도도한향의 기품벌 한 마리 품에 안기려저리 애간장 태우는데구름이 도적눈으로 응시하여행여 널 다치게 할까 봐바람에게 부탁 하고발길을 돌린다

은사님께 명복을

풀잎처럼 스러지는 목숨이칼끝보다 더 시리고 아픈바람 많은 세상에 왔다가사랑한 것도 죄가 된다면어쩌란 말인가저문 황혼들녘에서바람이 전해준 밤이슬 받아꽃 한 송이 피우려 했었는데빈 손 잡아놓은 여러가지 생각들지난 세월에 다 묻어놓고치렁치렁 묶어놓은 꿈들이나주저리주저리 다 털고 가소정처 없이 떠나는 길괴나리봇짐 울러 메었으니노을 비낀 황혼녘에많은 업적 붉게 비추리니바이올린 소리 들려오는그 곳으로 가소서부디 평안히 가시소서

심장

뉘엿뉘엿 저문 날 향해목적 없이 달리는 너만의 공간촉촉한 비가 흐느낄 때하얀 엉김에 눈 올 때훈풍 불어 새싹 틔우거나바람 불어 노란 잎 내리거나환경에 아랑곳하지 않은직립선상 고집하게 되니빠르게 때론 느리게평평하다가도 가파르게희로애락에 장단 맞추듯그치지만 않는다가 어디 전부랴어쩜, 이러다가 무너짐도 있으리편안한 무너짐 같은 거그런 게 질주보다 쾌적할지도 모르지...

선배의 웃음

향학열에 불타던문우들의 묵향墨香이 영근다해창만에 심겨진 콩 보리로포만감 채우고나면팔영산 위 등일登日처럼눈부시게 밀려든 술렁거림저 나불이 너울 곁에두 번이나 강산이 변했던옛 시절 연상이 된다모래를 퍼나르고벽돌을 나르는 자리발자국 지나간 사이마다이는 향수에 몸을 부대낀다흙내음 진동하고까아만 씨알 늦깎이로딱딱한 껍질 깨고 노래한다선후배가 소탈하게 웃어준다펼쳐든 원고 한 장 쥐니마음이 바르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