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바닷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한적하고 쓸쓸한 밤철썩거리는 파도와 포말은피곤에 지친 나를 위로나 하듯하얗게 밀려와 해변에 부서진다붉은 노을이 지는 석양 뒤로하며먼바다 등대 불빛과고깃배의 가물거리는 등불이어둠 알리는 모습들일 뿐낭만을 부르기엔 멀고 슬프다펑펑 눈이나 쏟아져 내리면마음구석 응어리가 풀릴까거칠게 포효하는 바다 향해엉엉 소리내어파도처럼 울어나 볼 걸 *푸른별*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斷想 거친 세월 한 올 두 올 이파리가 온 백이 되고 우렁우렁 울다가 수척한 미소 지으면 체념하며 가야 할 길 먼저 떠나고 나면 홀로 남은 님의 눈에 봄비가 내리겠지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한길 31호 게슴츠레 눈을 감는다아청빛 어둠 속이지러진 채 흔들거리는적수의 자장가 소리배 모서리 돌아애절하게 깨워대는 숨가쁜 절규노도처럼 밀려와 선체를 덮는다속울음 토해버린 불꽃덤불 속쇠잔해버린 헐거운 흐느낌은추억 속에 울다 깊이 잠들고소금기에 절여진비틀대는 탄식 소리마저생의 비릿한 냄새에 밀려가뭇하게 잊혀져만 가는데남태평양. 한길31호마린 주둥이에 새겨진깨알같은 글씨만이빛 바랜 모습으로 덧칠된 채무심하 듯그때를 말하고 있다 *푸른별*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바지게 아리랑 지게장단에새우등 허리로 춤을 춘다 머리 쳐든 쇠뜨기의 보릿대 춤 무명 옷섶 시름 묻고 논두렁에 울렁울렁 지나가는 바람 따라서 바지게가 아리랑 자운영 흐드러진적 보랏빛 길따라 덩실덩실 덧뵈기도 거든다 *푸른별*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기 도 주님!당신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가시는 길에 기쁨 되신다면단 한번 밟으신들이파리되어 소리 내겠소오직 기다림 하나로난추니* 날으는골짜기에서 꿈 꾸고빈들에서 소돔에서이파리 피워 붉히며바람결에 나부껴황야에 날리리니우리의 떨굼당신의 발자국에 뒹굴어바스라지는 노래가 되고향기가 되게 하소서주님당신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 *난추니 ; 새매의 수컷. ≒아골>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봄 날의 기도 봄날 한 가운데에서 나에게 향하신 뜻알게 하심을 감사 합니다어두운 추위 지나간삶의 흔적들어린 시절로 기억나게 하소서순수하게 꿈꾸었던 삶의 소망이저 봄날의 푸르름 보다보드란 속삭임 되게 하시어그늘진 곳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축축히 내리는 봄비에흠뻑 적셔지게 하소서고집을 붙잡고 앉아욕심으로 가득 채운 나의 자랑낙엽지는 계절의 이파리속으로흔적없이 사라지게 하시고오직 겸손한 마음만내 육신에 부어지게 하소서만물을 보면서 주 뜻 알게 하시고섭리와 진리 속에서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언약지킬 수 있도록 하소서오로지 그리스도의 향기되어영원하게 하소서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가는 봄처럼 무아지경 파란 하늘을 정신없이 바라다보면 풀어놓은 물감이 채색이 된 느낌입니다덧없는 세월 머리에 떠올리고추억들 쑥덕거려 다가선다면나는 어느새 몽상에 잠길 것입니다지리한 추위 속에서미처 떨구지 못했던 나뭇닢들이새 이파리에 밀려살포시 떨어지곤 했지요가슴 설레도록 아름다운옛 연인의 속삭임달려가는 봄이 지고 있습니다. *푸른별*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운전하는 시인 승객들의 수다소리가 승강구를 따라썰물처럼 쑥 쑥 빠지고나면버스안은 텅 빈 고요가 남아그리움 피우는 창가에 나를 세운다 오랜 날 몸에 익어버린 운전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시리도록 드높은 하늘에다인생의 삶을 새겨놓는다 꼭 눌린 푸념들가슴깊이 잊혀질 뻔한 말더러는 시 되어 반짝거리게 되고 나면피곤에 지친 밤하늘은 마치나를 잘 어울린 듯한시인으로 만들곤 한다. *푸른별*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산수유 고즈넉한 지리산 자락에그림 몇 점 내려놓으신따스한 당신의 사랑어디에다 또 예쁜 붓으로산수유를 그리십니다다소곳이 소식 보내어봄날 잊지 않게 하시니잔설 녹은 계곡에노오랑 빛으로 빛납니다당신의 미소고르게 베푸시는 은총등성이에 햇살이가득가득 합니다 *도서출판*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
눈 오는 날 하얗게 퍼부은 폭설이사람이나 차량 그리고시간마저도모든 동작을 멈추게 만든다멈춤은 간혹 휴식이지만바쁜 습성에 길들여진 나에게는쉬는날인들 예외일순 없다하루를 열심히 살아야할 시간내리는 눈이 달갑지 않지만유년시절을 떠 올리고 나면어느새 동심의 꽃망울 핀다허허로운 웃음 지으며눈사람도 만들고눈싸움도 하게된다면추억은 나를 아이로 만든다삶이 힘들고 어려울수록추억은 내 곁에서떠날 줄 모른다 *도서출판* 푸른별(그대의 향기) 2019.10.28